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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묵상 그리고 삶

하나님 말씀 듣고 지키기 어떻게 하는거지? : 누가복음 11장28절(말씀묵상, 순종, 성령의 열매)

마하나임220 2026. 9. 8. 17:54

목차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가 복이 있다는 누가복음 11장 28절 말씀, 신앙 초기에는 "당연한 말씀 아닌가" 하고 쉽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신앙의 연수가 쌓일수록 이 짧은 한 문장이 점점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어떤 말씀을 듣고 어떤것을 지킨다는 것인가? 정말 막연했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아는 것'과 '듣는 것'이 같은 의미 일까요. 제가 느끼기에 이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습니다.



    말씀묵상: '아는 것'과 '듣는 것'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성경을 많이 읽으면 말씀을 잘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믿었습니다. 
    누가복음 11장 28절의 배경을 살펴보면, 예수님께서 귀신을 쫓아내신 직후 한 여인이 "당신을 밴 태와 당신을 먹인 젖이 복이 있나이다"라고 외쳤습니다. 당시 유대 문화에서 예수님의 어머니라는 혈연적 지위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기대를 정면으로 뒤집으셨습니다. 특별한 혈통이나 외적 특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삶 자체가 복이라고 선언하신 겁니다(출처: 대한성서공회).

    여기서 핵심은 '듣는다(아코우오, ἀκούω)'는 헬라어 원어의 의미입니다. 아코우오란 단순히 소리를 귀로 접수하는 행위가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반응하는 전인적 수용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성경 구절을 머릿속에 저장하는 것과, 그 말씀이 지금 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저는 매일 아침 큐티(QT)를 습관으로 삼고 있습니다. 큐티란 Quiet Time의 약자로, 조용한 시간에 성경 한 구절을 깊이 묵상하며 하나님과 개인적으로 교제하는 경건 훈련을 말합니다. 처음 몇 년은 솔직히 형식에 가까웠습니다. 구절을 읽고 해석을 달고 기도하는 절차를 밟았지만, 삶이 바뀌는 느낌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말씀이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지금 내 상황에 하시는 말씀"으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큐티의 무게감이 달라졌습니다.

     

     

    순종과 성령의 열매: 결국 '그 순간'에 달려 있었습니다

    말씀을 듣고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에는 쉬웠습니다. 성경에 어떤 말씀이 나오든 그대로 살려고 노력해야겠다 정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신앙의 연수가 쌓이면서 도대체 성경에 얼마나 많은 말씀이 있는데 듣는 거야 읽으면 될 것이고 지킨다는 것의 의미를 찾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십계명이 제일 중요하니깐 그걸 먼저 지키면 되겠지? 라든가 아니면 설교말씀 중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지키려 한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지만 결국 어떤 말씀을 듣고 어떤 말씀을 지키고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다 중요합니다. 뭐야? 하실 수도 있겠지만 다 중요하기 때문에 묵묵히 하루하루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그것을 계속하다 보면 어떤 순간에 그 말씀들이 능력을 발현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러한 깨달음이 감사하게 생각됩니다. 

    말씀을 지키는 결정적인 순간은 거창한 헌신의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일상에서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 오해받아 억울한 마음이 올라오는 순간, 기도해도 응답이 없는 것 같아 흔들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찰나에 묵상해두었던 말씀이 불현듯 떠올랐고, 그때 그 말씀대로 선택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신기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역사하시는구나 이것이 말씀의 힘이구나 하는 너무나 값진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성령의 열매(Fruit of the Spirit)는 갈라디아서 5장 22절에 나오는 개념으로, 성령 하나님께서 신자의 삶 속에서 맺어주시는 성품의 변화를 뜻합니다. 즉 내가 억지로 만들어내는 도덕적 결과물이 아니라,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과 교제하는 삶이 쌓일 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변화입니다. 제 경우엔 용서가 가장 실감 났습니다. 용서하라는 말씀을 수십 번 읽었지만 실제로 용서가 실행된 것은 꾸준한 묵상으로 그 말씀이 내면 깊이 자리 잡은 뒤부터였습니다.

    결국 '어떤 말씀을 지켜야 하는가'를 먼저 고민하는 것보다, 매일의 묵상과 기도로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쌓아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그렇게 쌓인 말씀이 삶의 결정적 순간에 작동합니다. 신기하게도 그게 반복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요약: 순종은 일상의 결정적 순간에 말씀대로 선택하는 것이며, 그 축적이 바로 성령의 열매가 맺히는 과정입니다.

     

    나눔 질문

    Q. 말씀묵상(큐티)을 매일 해야 효과가 있나요?

    A. 네 200% 당연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분량이나 횟수보다 '한 구절이라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가'입니다. 저는 매일 한 구절씩을 지금처럼 블러그에 글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순간순간 내가 묵상한 말씀들이 삶에서 자꾸 개입되는 경험을 합니다. 

     

    Q. 성경을 많이 읽으면 자동으로 순종하게 되나요?

    A. 그건 조금 사람마다 다른것 같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 이렇게 읽고 묵상한 말씀들이 어떤 상황에 놓였을때 발현되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말씀은 우리의 생각과는 별개로 성령께서 개입하시어 주관하신다고 믿습니다. 

     

     

     

    결론

    신앙 초기에는 "하나님 말씀을 듣고 지키면 되겠네"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지금 다시 이 말씀 앞에 서면, 그 단순함 안에 많은 깊이의 정도가 다른 층들과 방들이 있다는걸 느낍니다. 그리고 실제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어떤 말씀을 어떻게 지킬지를 먼저 계획하기보다, 매일 말씀을 가까이 하고 기도하며 하나님과 교제하다 보면, 삶의 순간순간에 그 말씀이 살아서 작동합니다. 그 순간에 말씀대로 선택하는 것, 그 작은 반복이 쌓여가는 과정 자체가 복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말씀은 정말 살아있고 생명력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욕망과 일상의 소음에 가려져 둔감해져 있을 뿐입니다. 거창한 각오보다 오늘 하루 말씀 한 구절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