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일으켜 세움 (격려 1편)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움이 없는 사람일까요? 30년 가까이 수학 강의를 해온 저도 두려움 따위는 없었습니다. 항상 잘 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50대 중반에 강사로서의 삶을 내려놓고 완전히 새로운 길 앞에 섰을 때, 저는 이제 막 알에서 부아한 병아리 같았고 그 누구보다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신명기 31장 6절은 두려움이 없는 상태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두려움 한가운데서 한 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하나님의 약속, 그것이 이 말씀의 핵심입니다.
하나님의 임재 — 두려움보다 크신 분
강의실을 떠난 사건, 이건 생각해 본 적 없는 것이었습니다. 30년을 한 자리에서 같은 일을 해왔는데, 새로운 일 앞에서 제가 이렇게 흔들릴 줄 몰랐습니다. 해본 적 없는 일을 해야 할 때마다 손이 먼저 떨렸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 속에서 신명기 31장을 예전과는 다른 새로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신명기 31장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40년간의 광야 생활(미드바르 생활 — 히브리어로 '황무지'를 의미하며, 단순한 지리적 여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연단과 훈련의 시간을 뜻합니다)을 마치고 드디어 가나안 땅 목전에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부터였습니다. 모세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었고, 요단강을 건너야 했으며, 건너편에는 아낙 자손(르파임 계열로 분류되는 거인족 — 이스라엘 정탐꾼들이 스스로를 메뚜기처럼 여기게 만든 바로 그 족속입니다)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어느 하나도 쉬운 조건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모세가 백성에게, 그리고 여호수아에게 가장 먼저 꺼낸 말은 "강하고 담대하라"였습니다. 근거는 단 하나였습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께 가시며 결코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실 것임이라."(신명기 31:6) 백성의 용기는 그들의 실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臨在 — 하나님께서 직접 그 자리에 함께 계심을 뜻하는 신학적 표현으로, 단순한 동행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강단을 내려와 이 말씀을 붙들었을때 정말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환경이 달라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일은 여전히 낯설고 어설펐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먼저 앞서 가신다"는 사실 하나가 첫 발을 내딛게 만들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바라본 것은 거대한 성벽이었지만, 하나님은 그 시선을 성벽에서 당신 자신에게로 돌리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이유는 문제가 커서가 아니라 하나님보다 문제를 더 크게 보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때 비로소 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 광야 생활(미드바르): 40년의 연단과 훈련의 시간, 단순한 지리적 유랑이 아님
- 아낙 자손: 가나안의 거인족, 이스라엘 정탐꾼들이 가장 두려워한 대상
- 하나님의 임재: 목적지에서 기다리시는 분이 아니라 앞서 먼저 행하시는 분
- 담대함의 근거: 자신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동행 약속
믿음의 용기 — 결코 버리지 않으신다는 약속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밤길을 걸어본 적이 있다면 이 감각을 알 것입니다. 주변이 캄캄하고 바람 소리만 들릴 때, 아버지가 손을 꼭 잡아주는 그 순간 — 길이 밝아진 것도 아니고, 바람이 멈춘 것도 아닌데 더 이상 무섭지 않습니다. 달라진 것은 딱 하나, 혼자가 아니라 아버지와 함께 손잡고 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신명기 31장 6절이 말하는 담대함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많은 분들이 기도 응답을 '문제가 사라지는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새 길을 시작하면서 막히는 상황들이 금방 해결되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신명기 31장의 하나님은 가나안의 성벽을 미리 허물어 놓으신 뒤 들어오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건너간다"고 하셨습니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여러분도 아실 것 같네요.
모세는 여호수아에게 이 격려를 온 이스라엘 앞에서 공개적으로 선포했습니다. 그것은 여호수아 개인을 위한 말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공동체 전체가 그 약속의 증인이 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제가 이 구조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너는 잘 할 수 있어"라고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이 너와 함께하신다"고 했습니다. 칭찬이 아닌 약속을 근거로 세웠습니다.
자기 확신이 아닌 하나님 신뢰에서 출발하는 것, 그게 믿음의 용기입니다.
50대 중반, 처음 해보는 일들 앞에서 제가 다시 붙들었던 것도 결국 이 한 문장이었습니다. "결코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실 것임이라." 제 능력이 늘어서가 아니라, 이 약속 하나가 다시 용기를 내게 만들었습니다. 신명기 31장의 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같은 분이십니다(출처: 대한성서공회 — 신명기 31장).
자주 묻는 질문
Q. 신명기 31장 6절은 누구에게 하신 말씀인가요?
A. 직접적으로는 가나안 입성을 앞둔 이스라엘 백성 전체와, 모세의 뒤를 이어 지도자가 될 여호수아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히브리서 13장 5절에서 사도 바울이 이 약속을 신약 성도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했기 때문에, 이 말씀은 시대를 넘어 모든 믿는 이들에게 해당하는 약속으로 받아들여집니다.
Q. 두려움이 있어도 담대할 수 있나요?
A. 성경이 말하는 담대함은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가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도, 여호수아도 두려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세가 "강하고 담대하라"는 명령을 반복해서 했던 것입니다. 두려움이 있음에도 하나님의 임재를 신뢰하며 한 걸음을 내딛는 것, 그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믿음의 용기입니다.
Q.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걸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A. 이스라엘에게는 법궤라는 가시적 상징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성경 말씀과 성령께서 그 역할을 합니다. 환경이 즉시 바뀌지 않더라도, 약속의 말씀을 붙드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동행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저 또한 막히는 상황에서도 말씀을 다시 읽고 되 새기며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Q. 모세는 왜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했나요?
A. 민수기 20장의 므리바 사건에서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모세의 나이는 120세였고, 하나님께서 이미 "요단을 건너지 못하리라"는 선고를 내리신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모세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백성을 향해 원망 대신 격려를 남겼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들어가지 못하는 땅으로 들어가야 하는 사람들을 끝까지 세워준 것, 그것이 신명기 31장에 담긴 모세의 마지막 리더십입니다.
결론
저는 지금도 미래를 알지 못하는 길 위에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수학 강의를 해온 사람이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솔직히 모든 게 어설프고 낯섭니다. 그런데 신명기 31장 6절을 다시 읽을 때마다, 이 말씀이 저를 계속 내딛을 수 있게 합니다. 하나님이 내손을 잡으시고 앞서 가신다는 것, 결코 버리지 않으신다는 것 — 이 두 가지가 아니었다면 첫걸음을 내딛지 못했을 것입니다.
새로운 직장, 어려운 사업, 나빠진 건강, 무너지는 가족 관계, 보이지 않는 미래. 어떤 상황이든 하나님이 먼저 약속하신 것은 "문제를 없애주겠다"가 아니라 "내가 함께하겠다"였습니다. 그 약속 하나가 이스라엘을 요단강 건너편으로 이끌었고, 저를 다시 걷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두려운 일 앞에 서 있다면, 신명기 31장 6절을 소리 내어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강하고 담대하라는 명령 뒤에 붙어 있는 그 약속이 얼마나 단단한지, 직접 확인하시게 될 것입니다.
'말씀과 묵상 그리고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비판하지말라 : 누가복음 6:37 (비판, 정죄, 용서) (1) | 2026.08.20 |
|---|---|
| 용서 할수있을까: 마태복음 18장 21-22절(유대 전통, 끝없는 용서, 삶의 적용) (0) | 2026.08.19 |
| 끝이 없는 고통속에서 : 시편 22편 묵상 (솔직한 기도, 하나님의 침묵, 거룩하심) (0) | 2026.08.17 |
| 보이지 않는 미래 : 로마서 8:28 묵상 (불안, 섭리, 믿음) (0) | 2026.08.17 |
| 선택의 기로에서 : 고린도전서 10장 13절 (시험, 선택, 피할 길) (0) | 2026.08.16 |